2004/08/26 13:13
출근 도중의 의사결정문제.
아침에 일어나보니 밤새 비가 내린 모양이었어요. 당장에 비가 내리고 있지는 않았지만 비가 내려서 도로가 젖어있다면 오늘은 버스를 타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보나마나 시내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밀리기 시작해서 시내는 거의 걷는 속도만큼 느리게 진행할 것이 뻔하니까요. 하지만 지하철 역 앞을 지나가면서 한번 갈아탈 것을 생각하니 너무 귀찮았어요. 그래서 '에이 그냥 버스 타자'는 생각으로 버스를 탔어요.
하지만 이런 안일한 생각은 잠시후 도로 위에 서있는 버스 안에서 멀거니 창밖을 바라보는 스스로에게 '..이럴 줄 알았으면 지하철 타는건데'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요. 사실 '이럴 줄 알았으면'이 아니라 이미 '이럴 줄'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스스로의 게으름이 더 미웠어요. [...] 하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져버렸고, 이 난간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숭인동에 진입할 때부터 도로에 차가 꽉 들어차서 전혀 움직이지를 않았어요. 이 근처에서 사고는 없었던 것 같지만 사방에서 몰려든 차들 때문에 동대문 주변이 엄청나게 밀리고 있었어요. 숭인동의 동묘앞 역 옆에서 수분간 정차해 있으면서 참다못한 승객 몇 명이 지하철로 갈아타기 위해 버스를 내렸어요. 여기까지는 '곧 풀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그냥 버스를 타고 있었어요. 사실 제 징크스가 이런 상황에서 버스를 내리면 순식간에 도로 사정이 풀려버린 다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구역 1을 지나갔어요.
한 블럭을 엉금엉금 기어가 2번 블럭에 도착했을 때 버스가 중앙선쪽 차선에 서있었음에도 꽉 들어찬 도로 덕분에 다시 몇 명의 사람들이 동대문운동장 역에서 지하철로 환승하기 위해 중간에 내렸어요. 하지만 이 버스는 유독 아침 교통방송을 청취하고 있지 않았고, 저도 별다른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쉽사리 버스에서 내리려는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어요. 이 앞이 어디까지 막혀있는지 알 수 없었고, 시간상 지하철로 갈아타도 지각할 것은 확실했거든요. 그렇게 우물쭈물하며 구역 2를 지나가버렸어요.
... 그렇게 구역 3까지 엉금엉금 기어서 30분 이상을 소모하면서 전진했는데, 지금 지도를 보니 이거 같은 역이었네요? -_-; 어쨌든 구역 3에 진입해서 다시 몇 명인가가 차에서 내렸어요. 여기서 내려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출근을 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버스를 타고 가느냐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어요. 제가 내릴 곳은 대한극장 근방. 여기서 지하철을 갈아탄다고 해도 큰 이득은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국 구역 3도 그냥 지나치고 말았어요.
그리고 곧이어 켜진 차내 라디오에서는 교통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동대문부터 남대문시장까지 매우 어렵습니다.' ... 그렇게 엉금엉금 기어 구역 3을 지난지 20분만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결과는 1시간 10분 지각. 정보가 충분했다면 구역 1에서 지하철로 환승해서 지각하지 않을 수 있었겠지만 오늘 아침은 사실 정보의 부족이라기 보다는 제 경험의 부족에서 나온 실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많이 다녀봤다면 이런 상화에서는 '당연히 지하철로 갈아타야 한다.'라고 생각했을텐데 말이에요.
그렇게 출근 두달째의 어느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
하지만 이런 안일한 생각은 잠시후 도로 위에 서있는 버스 안에서 멀거니 창밖을 바라보는 스스로에게 '..이럴 줄 알았으면 지하철 타는건데'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요. 사실 '이럴 줄 알았으면'이 아니라 이미 '이럴 줄'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스스로의 게으름이 더 미웠어요. [...] 하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져버렸고, 이 난간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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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블럭을 엉금엉금 기어가 2번 블럭에 도착했을 때 버스가 중앙선쪽 차선에 서있었음에도 꽉 들어찬 도로 덕분에 다시 몇 명의 사람들이 동대문운동장 역에서 지하철로 환승하기 위해 중간에 내렸어요. 하지만 이 버스는 유독 아침 교통방송을 청취하고 있지 않았고, 저도 별다른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쉽사리 버스에서 내리려는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어요. 이 앞이 어디까지 막혀있는지 알 수 없었고, 시간상 지하철로 갈아타도 지각할 것은 확실했거든요. 그렇게 우물쭈물하며 구역 2를 지나가버렸어요.
... 그렇게 구역 3까지 엉금엉금 기어서 30분 이상을 소모하면서 전진했는데, 지금 지도를 보니 이거 같은 역이었네요? -_-; 어쨌든 구역 3에 진입해서 다시 몇 명인가가 차에서 내렸어요. 여기서 내려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출근을 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버스를 타고 가느냐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어요. 제가 내릴 곳은 대한극장 근방. 여기서 지하철을 갈아탄다고 해도 큰 이득은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국 구역 3도 그냥 지나치고 말았어요.
그리고 곧이어 켜진 차내 라디오에서는 교통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동대문부터 남대문시장까지 매우 어렵습니다.' ... 그렇게 엉금엉금 기어 구역 3을 지난지 20분만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결과는 1시간 10분 지각. 정보가 충분했다면 구역 1에서 지하철로 환승해서 지각하지 않을 수 있었겠지만 오늘 아침은 사실 정보의 부족이라기 보다는 제 경험의 부족에서 나온 실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많이 다녀봤다면 이런 상화에서는 '당연히 지하철로 갈아타야 한다.'라고 생각했을텐데 말이에요.
그렇게 출근 두달째의 어느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