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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10  7년만의 굴욕. (下) (2)

7년만의 굴욕. (下)

'7년만의 굴욕 (上)'에 이어 꼐속.

하루 종일 흐린 날씨에 비가 내렸습니다. 회사에서 유리 바깥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오렸을 때의 희미한 기억의 조각을 맞춰보기 위해 애썼지만 무리였습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서 문득 7년 전에 비슷한 주제의 영화를 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때에서야 아놀드형이 아직 영화배우일 때 나왔던 영화인 엔드 오브 데이즈의 존재를 생각해냈습니다.

이 영화도 악마와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는데, 다분히 메탈기어솔리드적인 영화입니다. 메탈기어솔리드적이라 함은 상대가 아무리 강력한 보스라고 해도, 설사 상대가 메탈기어 레이나, 메탈기어 렉스라고 해도 스팅거 미사일만 들고있으면 끝장낼 수 있다는 교훈을 가진 그런 영화입니다. 엔드 오브 데이즈도 그랬습니다. 우리의 아놀드형은 상대가 악마건 뭐건 로켓런처로 박살내버렸습니다. 다분히 메탈기어솔리드적인 영화입니다.

퇴근 후 간단히 카레로 저녁을 때운 밀피유씨는 회사 북서쪽 200미터 정도에 위치하고 있는 한 상영관에 갔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흐린 날씨였지만, 그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잘 차려입은 언니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어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요즈음 일이 복잡해서 한숨을 쉬게 되는 상황들이 있지만 여간해서 한숨을 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한숨이 세어나왔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스탭롤이 올라가며 사람들이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광경을 보며 문득 7년전에도 이런 경험을 했었던 사실이 기억났습니다. 그렇습니다. 밀피유씨는 결국 세번째 7000원을 공중에 뿌린 것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뒷목이 뻣뻣해져 오며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을 목 뒤에 갖다대고는 '어어억' 하는 소리를 내며 비틀거렸습니다. 그렇게 밀피유씨의 '777'은 '7'년만에 완성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극장 문을 나서며 밀피유씨는 조그맣게 중얼거렸습니다. '아놀드형. 당신이 차라리 나았어.'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앞으로 적어도 7년 동안은 악마 어쩌고 하는 영화를 보지 않으리라고.

2006/06/10 13:48 2006/06/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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